'D80'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7.10.20 부드러운 빛의 즐거움 2
  2. 2007.10.15 혼란 2
  3. 2007.10.04 공항과 하늘 3
  4. 2007.10.03 그녀가 달리는 이유 3
  5. 2007.10.03 메종 드 미라쥬의 야경 4
  6. 2007.10.03 처음 만나는 빛내림 4

부드러운 빛의 즐거움

삼청동 카페 앞의 나무

Nikon D80 / Tokina 12-24mm / 1/125s, f8, ISO100


대부분의 사진 관련 서적들이나 유명한 사진작가들은 오후 12시~3시경에 사진을 찍는 것을 그다지 권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대낮의 빛은 너무 강렬하여 피사체에 강렬한 빛이 반사되어 주제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그런데도 나는 태양빛이 강렬한 시간에도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기 때문에 다른 요소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그 강렬함을 안고 사진을 찍었었다. 무엇보다도 저녁때는 나올 수 없는 충분한 셔터스피드에 열광했었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고 나서부터 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시간대가 오후 4시~5시경으로 바뀌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 눈과 마음에 가장 편안한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맑은 날에 해가 질 경우에는 노을이 지면서 붉게 물들어 가는 빛은 정말 최고로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한마디로 그 포근함에 빠졌다고 할까?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시간의 발견, 그것도 사진을 찍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혼란

福岡の志賀島での

Nikon D80 / AF-S VR 18-200mm / 1/50s, f5.6, ISO 100

복잡하고 앞을 알 수 없는 요즘의 심정을 대변하는 사진.

색이 바랜듯한 느낌의 흑백 변환을 시도 하였다.

공항과 하늘

후쿠오카 공항 옆 도로

Nikon D80 / AF-S VR 18-200mm / 1/400s, f8, ISO 100


풍경 사진을 찍는 것을 모토로 출발한 내 사진찍기는 초반에는 이런 사진을 찍는 것에 주로 열중했다. 하드디스크의 라이브러리의 썸네일들이 그것을 증명이라도 해 주듯이 비슷한 특징의 사진을 참 많이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후쿠오카 공항 근처에서 찍은 사진인데, 정말 좋았던 날씨에 힘입어, 한없이 푸르고 시원한 하늘 그리고 멋진 구름은 배경을 구성할 피사체가 없던 공항에서도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도와주었다.

풍경사진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지만, 역시 풍경 사진하면 하늘 사진이 아닐까 싶다.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어디론 가로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들기 때문이다.

그녀가 달리는 이유

지붕 위를 달리는 그녀

Nikon D80 / AF35mm / 1/160s, f8, ISO100


삼청동에 처음으로 갔을 때 발견 한 그녀. 당시 그녀는 지붕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삼청동 출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여전히 그녀는 지붕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던 나는 문득 궁금한 것이 하나 생겼다. "대체 그녀는 왜 저 지붕 위을 달리고 있을까?"란 의문. 그것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변에선 카메라를 들고 그 근방을 지나던 모든 사람들은 그것이 마치 하나도 궁금하지도 않은 양 그저 그녀의 모습을 찍을 뿐이었다.

나는 답을 찾을 수 없으리라 직감했고, 사람들의 행동 마치 그것이 정답인 마냥 나도 그녀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도 여전히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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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의미부여도 힘들었고, 또한 너무도 심심한 사진이라고 느껴 일부러 과도한 보정을 했습니다. 원래는 달리는 그녀에게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그녀에게만 빛을 집중시켜 나머지 부분에 비네팅을 주려고 했는데, 뜻밖에 창에 비친 하늘이 너무 맑아서 또 그쪽도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되어버렸네요.

그런데 이 사진을 찍은 그 상황도 이상했고, 그 이상함을 줄이려고 16:9로 크롭하고 났더니 더욱 이상하져서, 마지막엔 저도 이상해져 결국 이상한 느낌으로 가는 그 과정을 즐기고자 그냥 이대로 올립니다.

메종 드 미라쥬의 야경

メゾンドミラージュの夜景

Nikon D80 / AF35mm / 30s, f13, ISO100


나는 야경 사진을 좋아한다. 눈으로 볼 때는 대수롭지 않던 야경도 카메라에서 장시간 노출을 거치게 되어 하나의 사진이 되면 빛 갈라짐, 빛의 궤적, 잔잔한 수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할 때 굳이 DSLR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밤에도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였다.

위 사진은 후쿠오카에 카메라를 들고 놀러 갔을 때 집주인을 기다리며 먼 곳을 바라보다가 뜻밖에 재미있는 컷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카메라를 난간에 올려놓고 찍은 것이다.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도 사진으로 남기고 나면 추억이 될 때가 있다. 2006~2007의 겨울 대수롭지 않게 지나다니던 집 앞의 야경 또한 사진이 되고 나니 추억으로 나의 기억 한편에 자리 잡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빛내림

서울숲에서의 빛내림

Nikon D80 / AF35mm/1/250s, f8, -1.0eV, ISO100

사진을 찍게 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진을 찍기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갔던 것들에 의미 부여를 하여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것 중 하나였던 이 빛내림은 최근 그림자와 빛을 주로 찍으려는 내 성향을 반영하듯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가 되었다.

노출이 부족하여, 아래쪽의 피사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도 좋다. 사진을 찍는 순간, 나는 빛내림에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인상 깊었던 그 순간이 기억나면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기억이 된다. 그래서, 나는 그 기억을 위해 오늘도 주변의 대수롭지 않은 것들로 시선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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