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빛의 즐거움

삼청동 카페 앞의 나무

Nikon D80 / Tokina 12-24mm / 1/125s, f8, ISO100


대부분의 사진 관련 서적들이나 유명한 사진작가들은 오후 12시~3시경에 사진을 찍는 것을 그다지 권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대낮의 빛은 너무 강렬하여 피사체에 강렬한 빛이 반사되어 주제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그런데도 나는 태양빛이 강렬한 시간에도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기 때문에 다른 요소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그 강렬함을 안고 사진을 찍었었다. 무엇보다도 저녁때는 나올 수 없는 충분한 셔터스피드에 열광했었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고 나서부터 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시간대가 오후 4시~5시경으로 바뀌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 눈과 마음에 가장 편안한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맑은 날에 해가 질 경우에는 노을이 지면서 붉게 물들어 가는 빛은 정말 최고로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한마디로 그 포근함에 빠졌다고 할까?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시간의 발견, 그것도 사진을 찍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