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달리는 이유

지붕 위를 달리는 그녀

Nikon D80 / AF35mm / 1/160s, f8, ISO100


삼청동에 처음으로 갔을 때 발견 한 그녀. 당시 그녀는 지붕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삼청동 출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여전히 그녀는 지붕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던 나는 문득 궁금한 것이 하나 생겼다. "대체 그녀는 왜 저 지붕 위을 달리고 있을까?"란 의문. 그것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변에선 카메라를 들고 그 근방을 지나던 모든 사람들은 그것이 마치 하나도 궁금하지도 않은 양 그저 그녀의 모습을 찍을 뿐이었다.

나는 답을 찾을 수 없으리라 직감했고, 사람들의 행동 마치 그것이 정답인 마냥 나도 그녀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도 여전히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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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의미부여도 힘들었고, 또한 너무도 심심한 사진이라고 느껴 일부러 과도한 보정을 했습니다. 원래는 달리는 그녀에게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그녀에게만 빛을 집중시켜 나머지 부분에 비네팅을 주려고 했는데, 뜻밖에 창에 비친 하늘이 너무 맑아서 또 그쪽도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되어버렸네요.

그런데 이 사진을 찍은 그 상황도 이상했고, 그 이상함을 줄이려고 16:9로 크롭하고 났더니 더욱 이상하져서, 마지막엔 저도 이상해져 결국 이상한 느낌으로 가는 그 과정을 즐기고자 그냥 이대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