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10.27 어울림 4
  2. 2007.10.20 부드러운 빛의 즐거움 2
  3. 2007.10.05 빛과 그림자의 이야기 1
  4. 2007.10.03 그녀가 달리는 이유 3

어울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Canon 5D / EF50mm / 1/250s, f8, ISO100


그림자, 벽화, 그리고 나무의 묘한 어울림

부드러운 빛의 즐거움

삼청동 카페 앞의 나무

Nikon D80 / Tokina 12-24mm / 1/125s, f8, ISO100


대부분의 사진 관련 서적들이나 유명한 사진작가들은 오후 12시~3시경에 사진을 찍는 것을 그다지 권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대낮의 빛은 너무 강렬하여 피사체에 강렬한 빛이 반사되어 주제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그런데도 나는 태양빛이 강렬한 시간에도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기 때문에 다른 요소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그 강렬함을 안고 사진을 찍었었다. 무엇보다도 저녁때는 나올 수 없는 충분한 셔터스피드에 열광했었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고 나서부터 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시간대가 오후 4시~5시경으로 바뀌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 눈과 마음에 가장 편안한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맑은 날에 해가 질 경우에는 노을이 지면서 붉게 물들어 가는 빛은 정말 최고로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한마디로 그 포근함에 빠졌다고 할까?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시간의 발견, 그것도 사진을 찍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빛과 그림자의 이야기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 준 나무

Canon 5D / EF50mm / 1/125s, f8, ISO100


DSLR 카메라를 처음 접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진 찍기를 시작한 그때는 무조건 셔터를 누르는 것이 재밌었다. 주변에 어떠한 사물이 보이는 대로 찍었으며 또한 사진을 찍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셔터를 누르는 것을 즐겨왔다. 그렇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많은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사진을 찍으려고 매번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 새로운 사진 주제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계속 찍던 같은 주제에 대한 매너리즘이 만들어 낸 결과이기도 했다. 그래서 새로운 주제를 찾아보기로 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중에는 인물 사진을 위주로 찍는 사람이 가장 많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여 보기 쉬운 피사체가 사람이고, 가장 개성 있는 존재이기도 한 사람은 그 수와 표현력의 무한함 덕에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의 좋은 주제가 된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을 예쁘게 찍어줄 줄 자신이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길에서 혹은 다른 장소에서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친구를 찍을 때조차 조심스러운데 어떻게 모델 출사 같은 것을 나갈 수 있겠는가.

그러던 어느 날 삼청동 거리를 걷다가 찍게 된 빛과 그림자로 구성된 피사체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물에 빛과 그림자가 겹쳐 만나는 스냅 사진으로도 다양한 조합이 있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빛은 시간에 따라 각도에 따라 그 세기와 색을 달리하였으며, 피사체에 그것이 비치는 것만으로도 또 그림자의 크기 길이 모양이 변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보는 시선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최근엔 너무 재밌어져서 비록 다른 주제를 찍지 않고 과도하게 이것에만 집착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뭐 아무려면 어떤가 즐겁기 위해서 셔터를 누르는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빛과 그림자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이 카테고리에 가장 많은 사진을 올릴 것만 같다.

그녀가 달리는 이유

지붕 위를 달리는 그녀

Nikon D80 / AF35mm / 1/160s, f8, ISO100


삼청동에 처음으로 갔을 때 발견 한 그녀. 당시 그녀는 지붕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삼청동 출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여전히 그녀는 지붕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던 나는 문득 궁금한 것이 하나 생겼다. "대체 그녀는 왜 저 지붕 위을 달리고 있을까?"란 의문. 그것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변에선 카메라를 들고 그 근방을 지나던 모든 사람들은 그것이 마치 하나도 궁금하지도 않은 양 그저 그녀의 모습을 찍을 뿐이었다.

나는 답을 찾을 수 없으리라 직감했고, 사람들의 행동 마치 그것이 정답인 마냥 나도 그녀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도 여전히 알 수가 없다.

---

사진에 의미부여도 힘들었고, 또한 너무도 심심한 사진이라고 느껴 일부러 과도한 보정을 했습니다. 원래는 달리는 그녀에게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그녀에게만 빛을 집중시켜 나머지 부분에 비네팅을 주려고 했는데, 뜻밖에 창에 비친 하늘이 너무 맑아서 또 그쪽도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되어버렸네요.

그런데 이 사진을 찍은 그 상황도 이상했고, 그 이상함을 줄이려고 16:9로 크롭하고 났더니 더욱 이상하져서, 마지막엔 저도 이상해져 결국 이상한 느낌으로 가는 그 과정을 즐기고자 그냥 이대로 올립니다.
prev 1 next